본문 바로가기
책, 나를 깨우다

작지만 꾸준한 실천의 위대함 <역행자(자청 저)> 서평

by 아는것이돈 2022. 11. 19.

자청 님의 책 <역행자>를 읽고서 책을 접하게 된 계기와 유독 좋았던 내용 두 부분을 소개하는 서평이다.

목차
1. <역행자>를 접하게 된 계기
2. <역행자>에서 좋았던 내용 2
3. 다 읽은 후, 처분할까 소장할까

<역행자>를 접하게 된 계기

"자기 계발서인데 이 책 추천해. 작가가 안산 출신. 중앙도서관 얘기도 나와."


두 달 전, 고등학교 때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책 표지를 찍어 보내며 책 한 권을 추천해 줬다. 각자 아이를 키우면서 바쁘게 지내다가 '우리 책도 좀 읽자'며 몇 년 전부터 독서 토론을 시작했었다.

 

같은 책을 읽은 후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코로나 때문에 줌으로도 만나며 꾸준히 잘 이어왔다. 그러다 내가 둘째를 낳고 키우며 잠정 중단되었고, 얼마 전엔 친구가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는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편독이 심한 나에 비해 훨씬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는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이라 어떤 책일지 궁금했고, 더구나 안산 출신 저자라니, 둘 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산 토박이였던 우리이기에 더 반가웠다. 중앙도서관 역시 익히 잘 아는 곳. 친구를 믿고 책을 주문했다.


사실 이 책을 추천받고 주문할 때까지도 나는 자청 님을 알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튜브에서 무척 유명한 분이라는데 난 평소에 유튜브 자체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알 수가 없었다. 첫째를 낳아 키우면서는 미디어와 더욱 거리를 두다 보니 지금은 유튜브를 내가 아이보다 더 모른다.

 

남편은 유튜브를 자주 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만 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청 님의 존재를 몰랐다. 친구를 통해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된 것이다.

책 역행자 표지 이미지
역행자 표지 이미지

<역행자>에서 좋았던 내용 2

  • 책 읽기와 글 쓰기에 매일 시간을 투자하라

<역행자>는 어렵지 않게 읽혔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대체 돈 많이 버는 방법이 뭔데? 하면서 둘째 아기를 키우는 와중에 틈 나는 대로 책장을 펼쳤다. 자청 님이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강조한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책 읽기와 글 쓰기에 매일 시간을 투자하라는 내용이었다. 자청 님 역시 매일 2시간씩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써 봐야 한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많이들 하는 말이다. 지금은 비록 접었지만 어려서부터 소설가가 꿈이었던 나는 국문학과를 전공한 이후 20대 중후반에 소설가나 시인의 특강, 강좌를 찾아다녔다. 많은 작가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고, 매일 몇 줄이라도 써야 한다고. 많이 들어 아는 내용이지만 실천은 늘 어려워서 하루 이틀 써보다 말곤 했었다.


젊은 나이에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룬 자청 님이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해서 잔뜩 기대하며 책을 읽었는데 듣고 보니 그 방법이라는 게 그동안 귀에 인이 박히게 들었던 말이라니. 처음엔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뭐야 이게.... 미간을 찌푸렸는데 마치 CCTV로 그런 나를 보고 있는 듯 자청 님은 이어서 이야기한다. 이렇게 말해도 안 할 거다, 안 할 거 안다. 아무리 방법을 말해줘도 안 할 거다,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막 오기가 생기게 한다. 다른 자기 계발서와 <역행자>의 차이가 이 점인 것 같다.

무미건조하게 전달한다면 "뻔한 말씀 감사합니다"하고 그칠 내용일 텐데 속을 들여다보듯 살살 약을 올리면서 "말해줘도 네가 안 하는 거야, 누구 탓하지 마. 난 다 알려줬다~" 하는 식으로 느껴졌다.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이번에는 진짜 포기하지 말고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도 얼마간은 좀 미루고 미루다가 마음이 확고해져서 마침내 티스토리를 시작하게 된 거다.

책 읽기와 글 쓰기는 아무래도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늘 우선순위에 밀리고 나중으로 미루기 쉬운데, 하루의 습관으로 만들고 나면 내 인생에 어떤 변화가 올 지 자청 님을 믿고 실험해 보려고 한다.

  • 자의식을 해체하라

<역행자>를 통해 얻은 다른 한 가지는 '자의식 해체'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내 얘기라 뜨끔했다. 난 친구들을 만나면 돈 얘기나 집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40대가 되면서 주된 주제가 그런 내용인 것이 당연한데 어딘지 불편해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다른 얘기 좀 하자." 하며 화제를 돌리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은 그런 얘기가 어쩌다 나오면 내 눈치를 보며 아차 하기도 했다.

 

난 속으로 다들 경제상황이 다른데 상대의 처지가 어떤지 알지도 못하면서 왜 저런 얘기들을 함부로 할까, 누군 안 하고 싶어서 안 하겠어 못하니까 안 하지, 하면서 그들이 배려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야기를 불편해하는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던 거다.

그런 나에게 <역행자>는 너의 자의식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가 중요한 정보들을 쳐내는 거라고 꼬집어주었다. 맞아. 맞아. 그랬던 거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돈 많이 벌고 싶어. 그렇게 정보가 빠삭하고 추진력이 빠른 너희가 부러웠어. 그래서 심통이 났나 봐. 사실은 나도 알고 싶어."

이렇게 자의식을 해체해야 유용한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는 거였다.

 

국문학과에 입학했을 때 들었던 말이 "국문과는 굶는 과"라는 말이었다. 졸업 후 취업을 해서도 연봉이 낮든 처우가 안 좋든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내가 돈을 많이 번다는 상상을 해보기가 어려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나에겐 해체해야 할 자의식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달아서 어떤 생각을 할 때마다 탁 탁 멈추게 된다. 아, 왜 난 이 상황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건드려졌나? 하면서 생각을 고쳐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긍정적인 변화다. 갈 길은 멀다 해도.

다 읽은 후, 처분할까 소장할까

책을 다 읽으면 이 책은 중고시장에 처분할 책인가 소장할 책인가 생각해 본다.

<역행자>는 책장에 꽂아두고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다시 꺼내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