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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를 깨우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실천서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비 존슨 저)> 서평

by 아는것이돈 2022. 12. 16.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 용기내 챌린지 등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의 말들이 요즘 언론에서도 일상에서도 많이 등장한다. 번거로운 일이지만 지구를 위해, 우리의 삶을 위해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비 존슨의 책을 읽어본 후 느낀 점을 기록해 본다. 책에 대한 내용보다는 나의 생각과 경험을 위주로.

 

<목차>
1. 나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
2. 책에서 와닿은 대목
3. 잊지 말아야 할 것

 

1. 나는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

몇 년 전에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우리 세대보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때문이었다. 우선 정보를 얻기 위해 제로 웨이스트 관련 카페부터 가입하고 스텐 빨대 사용하기, 세제 대신 비누 사용하기, 일회용 생리대 대신 천 생리대 사용하기 등 생활의 습관을 바꾸어 보려 노력했다.

 

생활필수품 사용할 때

지금까지 샴푸, 바디샤워, 세안 등을 할 때 비누 하나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다. 설거지도 비누바를 사용했었는데 둘째 아이를 낳은 이후에 식기세척기를 들이는 바람에 아쉽지만 비누는 더 사용하지 못하고 식기세척기용 고체 세제를 사용하고 있다. 설거지를 꼼꼼히 느리게 하는 편이라 물 사용도 많았는데 식기세척기가 나보다 물을 덜 쓸지 더 쓸지 확인하지 못해 궁금하다.

욕실에서 샴푸&#44; 바디샤워 대신 사용하는 비누
집에서 샴푸, 바디샤워 대신 비누를 사용한다

천 생리대는 계속 사용해 오다가 이것도 둘째를 낳은 이후부터 일회용으로 돌아간 상태다. 사실 천 생리대를 사용한다는 것에 스스로 굉장히 자부심이 컸었다. 내가 얼만 큼의 일회용 생리대를 아낀 것인가,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아기를 돌보며 천 생리대를 담가놓고 세척하는 등의 처리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 같아 엄두가 안 났다. 화장실은 하나인데 호기심 많은 7살 첫째 아들도 신경 쓰였다. 이런 것도 다 핑계겠지... 둘째 어린이집 보내면 다시 천 생리대로 돌아가야지.
물티슈 사용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둘째 아기 쓰던 가제 손수건, 면 손수건을 식탁 위에 올려두고 물에 적셔서 행주 대신 쓰고 있다.

 

장 볼 때

장바구니 들고 다니는 것은 나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필수가 됐다. 아파트 장 설 때 먹을거리 사러 나갈 때는 반찬통을 들고 가서 담아 오곤 한다. 일회용기 대신 빈 용기를 가져가 담아 오는 것이다. '용기내', '용기내 챌린지' 키워드를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 검색창에 조회해 보면 기발한 방법들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경우 용기 내는 일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라 이 또한 반성할 일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하는 것 같다. 기특하고 부끄럽고 미안하다. 나도 더 열심히 참여해야지.

 

배달 포장 버릴 때

배달이나 새벽 배송 포장이 늘면서 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전보다 더 늘어난 것 같다. 대신 분리배출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달음식 주문하기 전에 리뷰로 배달 용기를 확인해 보고 단순하게 한 두 개로 오는 것 위주로 주문한다. 치킨 먹을 때는 치킨 무, 전단지, 소금 모두 거절. 분리배출을 하기 이해 아파트 수거장에 나가면 새빨간 양념이 그대로 묻은 배달용기, 비닐도 떼지 않은 생수통 등이 너무 많아서 속상하다. 아직 갈 길이 먼 건가... 자칭 '쓰레기 박사' 홍수열 박사님이 말하길 "분리수거를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재활용 안 되는 것은 일반쓰레기로 확실히 버리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하셨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하니만 못하다.

 

 

2. 책에서 와닿은 대목

책 내용 중에서

  • 비우면 정리할 것이 줄어들고 내 시간이 더 늘어날 거란 말에 격하게 동의한다. 그러기에 나 역시 미니멀 라이프를 너무나 꿈꾸지만 나름 버리고 줄여도 늘 똑같은 건 왜일까.
  • 불필요한 것은 공짜로 줘도 받지 말고 거절하란 말도 동의한다. 예전에는 언니가 옷을 준다거나 하면 일단 받았는데 이제는 머릿속으로 빨리 생각해 보고 몇 번 안 입을 것 같으면 그냥 괜찮다고 거절한다. 길거리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려고 해도 거절. 전에는 물티슈 같은 건 쓰면 되니까 받았는데 집에도 충분히 있고, 물티슈와 같이 끼워주는 홍보물은 그대로 쓰레기이기 때문에 그냥 받지 않는다. 버릴 때의 수고를 생각하면 받거나 사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고 구입할 때는 재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책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많은 방법들과 정보들이 담겨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실천하기에는 아직 어렵거나 불가능한 부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제로 웨이스트 샵이 제법 생기고 있는 서울이라면 모를까 그 외 지역에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세제를 덜어서 구입하고 곡류도 덜어서 구입하는 샵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3. 잊지 말아야 할 것

네이버 제로 웨이스트 카페에서는 매달 주제를 정해서 빨대를 모아 제조사에 보내거나, 포장을 마트에 버리고 오는 등등의 환경 캠페인을 한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서 기업에 요구하는 것이다. 나도 더 자주 카페에 들어가 보고 참여해야겠다.
비 존슨 가족은 일단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그 집의 1년 치 쓰레기가 작은 양념통 하나도 채 되지 않는다. 난 오늘 하루에도 여러 장의 비닐포장과 수육용 고기가 담긴 플라스틱 용기를 배출했다. 하아...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원치 않는 쓰레기가 많이 나오니 죄책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비 존슨처럼 한 번에 모든 걸 싹 바꾸긴 어렵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소한이라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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